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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 20일 월요일

커지는 ‘빈대’ 공포 ··· 알수록 쉬운 빈대 예방법

최근 전국적으로 빈대가 출몰하며 시민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달, 인천 사우나에서 빈대가 발견된 것을 시작으로 전국 각지에서 의심 신고가 접수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빈대 피해 신고는 1960년 새마을운동과 1970년대 살충제 도입을 통한 방역 대책 이후 급격히 감소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종식 이후 급격히 늘어난 해외여행과 기후변화 등 요인이 국내 빈대 개체 수를 증가시켰고, 이로 인한 출몰이 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까지 정부 차원에서 빈대 출몰지역에 대한 데이터를 제공하지는 않고 있다. 질병관리청과 각종 언론사의 데이터를 수집해 지역별 빈대 출몰 현황을 알리는 ‘빈대보드’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국내 빈대 출몰지역은 총 40곳이다.

지난달 16일, 대구 계명대학교 기숙사에서도 빈대가 발견됐다. 가려움증을 호소한 학생의 침대에서 빈대가 발견돼 해당 건물에서 전수 조사가 진행됐다. 이에 생활관 측은 빈대가 출몰한 사생실의 침구류를 폐기하고 살충제를 살포하는 등 전체 생활동 방역을 강화했다.

서울 곳곳에서도 의심 신고가 발생하면서 대학 기숙사에도 빈대로 인한 불안이 일고 있다. 우리 대학 인근의 서울과학기술대학교는 생활관에 ‘기숙사 빈대 관련 예방 행동수칙 안내(11.03)’를 공지하며 기숙사 내 예방 가이드라인을 확립했다.

뿐만 아니라 광운대학교와 서울여자대학교도 각 대학 기숙사에 ‘빈대 예방 및 관리 안내(11.07)’, ‘빈대 예방 관리 및 사전 점검표 안내(11.09)’를 공지사항으로 등록한 바 있다. 하지만 우리 대학 홈페이지와 생활교육원 게시판에서는 아직 빈대 관련된 생활 수칙 및 행동 강령 등의 공지를 찾아볼 수 없다.

빈대공포 확산,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사진제공=김동건 교수/김동건 스미스학부대학 부교수>

<삼육대신문>은 빈대의 특징과 그에 따른 예방법을 알아보기 위해 곤충생태학을 전공하고 해충방제가 주연구인 김동건 스미스학부대학 부교수를 찾았다.

김 교수는 빈대 출몰에 대한 대처로 ‘2주간의 지속적인 방제’를 제시했다. 그는 “빈대는 암컷이 약 200개의 알을 낳고 유충까지 2주면 부화하기 때문에 2주간 빈대가 발견된 장소를 기점으로 전체 층 또는 건물 전체에 대한 방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우리 대학 기숙사는 특히 유학생들이 많이 입주해 있는 만큼 철저한 예방 관리가 필요하다.

<사진2=pixabay/빈대>
 

김 교수는 빈대의 위험성을 묻는 말에 “빈대는 사람에게 질병을 옮기지 않으며 전염병을 매개하는 위생 해충이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빈대에 물린 뒤 발생하는 구체적인 증상에 대해 “가려움증이 가장 일반적이고 부수적으로 수면 방해, 환부에 2차 감염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언론에서는 빈혈을 유발한다고 하는데, 모기에 비해 5배가량 많은 양을 흡혈하지만 빈혈을 유발할 정도는 아니”라고 전했다.

이어 “무분별한 살충제 사용은 곤충이 내성을 생기게 만들어 오히려 환경에 더 해롭다. 정밀 조사를 통해 주요 출몰지역을 정확히 파악하고 중점적으로 방역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최근 여러 지자체에서 자체적으로 시행하는 무분별한 방역을 지적했다.

김 교수가 소장으로 일하는 삼육대 환경생태연구소는 올해 질병관리청이 주관하는 ‘기후변화매개체 감시 거점센터’에 선정됐다. 질병의 주요 매개체인 모기·진드기 등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을 시행하며, 최근에는 빈대를 유인할 수 있는 친환경적 유인제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김 교수는 빈대 퇴치법에 대해 “살충제 방역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100% 박멸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하지만 빈대를 유인하는 포집 장치를 개발하면 빈대 포집을 통해 개체 수를 조절해 경제적·환경적으로 훨씬 좋은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덧붙였다.

빈대를 예방·대비하기 위해서는 개인적 차원 청결한 환경을 조성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외국을 방문하거나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할 경우, 옷가지 등에 빈대가 붙어 있는지 살펴야 한다. 특히 숙박 시설 방문 시, 침구나 가구에 빈대 서식 흔적이 있는지 파악하고 빈대와 같은 공간에 머무르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빈대 출몰지역에 머물렀다면, 모든 물품을 스팀 소독하고 사용한 물건은 버리는 것이 추후 방제에 효과적이다.

빈대는 흡혈을 통해서만 영양분을 공급받기 때문에 사람이 사는 모든 공간은 빈대가 서식하기 좋은 환경이다. 또한 빈대는 주로 침대 주위 구석이나 좁은 틈과 같이 어두운 곳에 서식하므로 쉽게 포착하기 어렵다. 이러한 빈대의 특성이 언론을 통해 과장 보도되며 시민들의 공포감이 늘고 있다.

김 교수는 “곤충이 대량 발생하는 현상도 결국 사람에 의해 변화된 자연환경으로부터 나온 결과다. 해충도 생태계 일부이기 때문에 사람이 불편하다고 한 생물을 박멸한다면 생태 불균형을 가속화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람과 곤충이 공존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생태계 불균형을 회복하고 자연적으로 개체 수를 조절하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배건효 기자<ghism02@naver.com>
황서현 기자<blacksmith315538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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