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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20일 토요일

[인터뷰]서울시 건축위원 선임된 이태은 교수

건축가 양성하는 건축가되려 강단에25년째 헌신

이태은 건축학과 교수가 서울시 건축위원회의 건축계획 부문 신임 위원에 선임됐다. 이 교수는 한국문화공간건축학회(KICA) 회장을 비롯해 다양한 건축 단체의 임원과 회원 활동 등 여러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 대학의 랜드마크인 백주년기념관, 신학관, 체육관, 디자인관 등을 설계했다.

건축학과에서 25년째 후학을 양성하고 있는 원로교수이자 시인인 그는 강단에 서기 전에는 일신설계라는 회사에서 13년간 프로 건축가로 근무했다. 건축, 설계, 감리 등의 업무를 담당해 울산문화예술회관, 부산시청 건축 등 대형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설계 실무에 종사할 때 일주일에 한 번씩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적이 있다. 이때 보람을 많이 느껴 ‘건축가를 양성하는 건축가’가 되기 위해 교수 생활을 시작했다.

<삼육대신문>이 이태은 교수와 만나 그의 인생과 커리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전지은 기자/이태은 교수>

Q. 이번에 서울시 건축위원회 신임 건축위원에 선임됐다. 소감은?

– 지난 4월까지 남양주시 건축위원으로 활동했다. 우리 대학이 속한 노원구 건축위원도 4년째 하고 있는데, 이에 비해 서울특별시 건축위원은 범위와 규모가 훨씬 더 확대됐다. 대한민국의 수도인 서울의 건축 질을 높이는 데 일조할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다.

Q. 어떤 일을 담당하나?

– 건축계획 위원이기 때문에 건축물이 도시의 이미지와 잘 어우러지는지 심의한다. 또한, 디자인이나 건축계획의 내용이 건축물을 이용할 사람들과 불특정 다수의 시선에서 불편함은 없을지 파악하고 일정 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맡는다.

Q. 교수와 일반 기업 근무 경력 외에도 한국문화공간건축학회 회장직 등 건축가협회의 회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력은?

– 한국문화공간건축학회는 개인적으로 소중한 기억이다. 15년간 학회에서 문화공간연구 학술지 발행, 신진 건축가 발굴 사업, 문화공간 자문 등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뿐만 아니라 국제 초대전 출품, 해외 학술답사 등 다양한 체험을 했다. 이사, 상임이사, 부회장, 수석 부회장, 회장까지 15년간의 공로를 인정받아 학회 측의 추천으로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고마운 마음이 큰 학회다.

Q. 백주년기념관, 신학관, 체육관 등 우리 대학의 건물 설계에도 참여했다. 설계 당시 에피소드가 있다면?

– 가장 처음 설계한 건물은 디자인관이다. 학교에 정원이 늘어나며 당장 건물을 짓지 않으면 강의실 대란이 일어날 상황이었다. 시간은 4개월뿐이었고, 혹한기였다. 게다가 저렴한 가격으로 공사를 진행해야 했다. 혹독한 요구 조건이 걸려 있어 미리 설계와 부재 제작을 다 마친 후 힘을 받는 부위만 구조 부재가 들어가도록 건축했다. 공사비 절약을 위해 위는 굵고 밑은 가는 기둥을 사용해 힘을 받는 부위를 최소화했다. 4개월 만에 설계부터 건축까지 준공했다. 기록적인 일이다.

Q. 설계에 참여한 작품 중 개인적으로 만족도가 높은 건물은?

– 콘셉트가 가장 명확했던 체육관과 100주년기념관이다. 체육관은 독특하게 유리로 설계했다. 원래 유리로 체육관을 짓는 일은 드문데, 우리 대학은 체육관 주위가 소나무 숲이라 주변 환경과 어우러지도록 반사유리를 사용해 자연과 어우러지도록 설계했다. 체육관의 수영장도 유리를 사용해 수영할 때 하늘이 보이도록 했다.

100주년기념관은 애매한 위치와 요구 조건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학교에서 고전적이고 기념비적인 건물을 요구했다. 신식 건물과 고전적인 느낌의 조화를 위해 유리와 돌을 사용했다. 돌은 우리 대학의 역사와 전통을 나타내고, 유리는 미래를 의미한다. 두 물질을 결합해 삼육대학교의 현재를 만들었다.

<사진=박현수 기자/이태은 교수>

Q. 시인 활동도 병행 중이다. 시인으로서 전개 중인 활동은?

– 건축가인 만큼 건축물을 시로 표현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2012년 등단했다. 시는 공간성이 부족한데 건축가가 쓰다 보니 공간 활용이 독특한 시를 쓰게 된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미래에 건축 시집을 발간하는 것이 시인으로서의 목표다.

Q. 4년 전 대학 콘텐츠 <청춘의 독서> 인터뷰에서 디자이너로서 영감의 원천은 독서와 여행이라고 언급한 적이 있다. 시인 활동과 독서가 여전히 영감을 주는가?

– 건축가뿐 아니라 모든 디자이너에게 여행과 독서는 영감의 원천일 것이다. 한국문화공간건축학회 활동 당시 해외 답사를 갔다 오고 나면 링거를 한 번 맞은 것 같은 효과가 있다며 동료들과 이야기하곤 했다. 그만큼 여행이 주는 자극이 활동에 큰 도움이 됐다.

2019년에는 신학대학원에 입학해 본격적으로 신학을 공부하게 됐다. 그 과정에서 신학이 깊이 있는 학문임을 깨달았고, 성경의 내용과 해석 방법을 공부하는 것이 근래 들어 가장 큰 자극이 되고 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 우리 학교가 속한 재림교회 재단은 전 세계에 종교, 교육, 의료 등 다양한 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내년 8월로 예정된 정년퇴직 이후에는 해외에 있는 재림교회 시설에 대해 균형을 잡아주는 코디네이터 일을 하고 싶다. 학교로 오며 하지 못했던 건축 실무 일을 병행하게 될 것 같다.

Q. 마지막으로, 교수이자 인생의 선배로서 재학생들에게 조언한다면?

– 우리 대학의 교육 이념은 진리, 사랑, 봉사를 바탕으로 지·영·체를 고르게 기르는 전인교육을 지향하고 있다. 언젠가부터 ‘SU’라는 이니셜을 사용하고 있는데 한자로 ‘빼어날 수’의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나 세 가지의 ‘수’를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지성을 가리키는 ‘지’는 빼어나야 한다. 삼육 학생들은 잠재력을 다 발휘할 수 있도록 빼어날 수(秀)를 목표로 해야 한다. 사랑, 즉 ‘영’은 지키는 것이다. 남과 나를 지키기 위해서는 지킬 수(守)를 지향해야 하며, ‘체’는 몸을 건강하게 하는 것이다. 이는 봉사와도 직결되는데 봉사는 내가 직접 하는 것이기 때문에 손 수(手)를 사용한다. 이 세 가지의 ‘수’가 합쳐져야 진리, 사랑 봉사와 지·영·체를 통합적으로 나타낼 수 있다. 삼육 학생들이 진정한 ‘수’를 추구할 수 있으면 좋겠다.

전지은 기자<jwings_02@naver.com>

박현수 기자<hsoo1pa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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