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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월 27일 토요일

[르포]쓰레기로 몸살 앓는 한강공원, 은근슬쩍 버린 양심 … 문제해결 답은 ‘개인의 책임감’

<사진=김수정 기자/여의도 한강공원 전경>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거리두기가 해제됨에 따라 야외 활동이 활발해졌다. 특히 한강공원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나들이를 나온 이들로 연일 북적인다. 주말이면 나란히 모여앉아 피크닉을 즐기는 가족, 친구, 연인들로 붐빈다. 하지만 많은 인파가 몰리는 만큼 쓰레기 처리 문제가 골칫거리다.

나들이 인파가 넘치는 한강공원은 가히 ‘쓰레기 공원’이라 할 수 있을 만큼 그 문제가 심각하다. 일각에서는 엔데믹 전환으로 인한 환경 파괴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삼육대신문>은 지난달 29일 여의도 한강공원을 찾아 늘어나는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현장을 직접 확인했다.

<사진=김종우 기자/여의도 한강공원 쓰레기-버려진 음식물1>
<사진=김종우 기자/여의도 한강공원 쓰레기-버려진 음식물2>

공원 곳곳에는 먹다 남은 음식과 식기류들이 방치된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또한 거리에 즐비한 길거리 음식을 먹고 아무 데나 투기하는 이들도 발견할 수 있었다. 저녁 시간이면 너 나 할 것 없이 배달 음식을 시키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쓰레기의 양도 어마어마하다. 대부분의 배달 음식이 일회용기로 포장돼 있어 그대로 방치할 경우 환경오염의 주범이 된다. 본인이 먹고 생긴 쓰레기를 깨끗이 치운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실태는 그렇지 못하다.

악취도 심각하다. 일회용기와 음식물을 분리하지 않아 발생한 쓰레기 냄새가 불쾌감을 준다. 음식물 쓰레기 전용 수거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방문객들의 무분별한 쓰레기 처리로 인해 환경미화원들이 분리수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배건효 기자/여의도 한강공원 쓰레기-버려진 전단지>

무분별하게 배포하는 전단지들은 바닥에 버려진다. 한강 관리자 측도 전단지 쓰레기를 그저 방관하고 있지는 않다. 전단지 수거함이 설치되어 있지만 찢어 버리거나 벤치에 깔고 앉은 후 버려두고 간 이들을 그리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휴식을 취하기 위해 한강을 방문했지만, 눈살이 찌푸려지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삼육대신문>은 한강공원의 쓰레기 처리와 환경 실태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을 들었다. 복상준(남,39) 씨는 “몇몇 이용객들이 먹은 음식을 치우지 않고 떠나는 것을 방문할 때마다 목격했다”며 책임감 없는 태도를 지적했다. 그는 한강 내 발생한 쓰레기 처리를 위해 “시설 관리자들의 인력 보충이 필요하다. 이용객들이 쓰레기를 스스로 처리할 수 있도록 눈에 띄는 곳에 쓰레기통을 두는 환경이 구축되었으면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사진=김종우 기자/여의도 한강공원 쓰레기>

여자친구와 함께 한강공원을 찾은 정민기(남,22) 씨는 주위를 둘러보며 “공원 내 쓰레기 처리가 잘 이뤄지고 있지 않다. 주변에 쓰레기통이 없어 길가에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매일 청소하는 환경미화원분들 덕에 깔끔해 보이는 것뿐”이라며 공원 환경 상태를 지적했다. 최근 불거진 한강공원의 쓰레기 처리 문제에 대해서는 “눈에 보이는 곳곳에 쓰레기통을 설치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시민들도 자발적으로 본인의 쓰레기는 본인이 정리하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밝혔다.

친구와 자주 한강공원을 방문하는 임모(여,17) 씨는 한강공원 쓰레기가 원활히 처리되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답하며 “올 때마다 버려진 쓰레기가 많이 보인다”고 전했다. 청결 상태에 대해서는 “아쉬운 부분도 많지만 공원 규모와 방문객에 비하면 나쁘지 않은 편”이라고 답했다. 추가로 “많은 인원이 모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인 것 같다. 심각해질 경우 제재를 강화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며 쓰레기 문제 해결책을 내세웠다.

<사진=김종우 기자/여의도 한강공원 쓰레기>

익명의 한 방문객은 한강공원의 청결 상태에 대해 “예전에 비해 나아진 것 같지만 여전히 군데군데 쓰레기가 많이 쌓여 있다”며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냈다. 쓰레기 무단투기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는 “개인의 책임감이 결정짓는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그냥 버려야겠다고 생각하거나 신경조차도 안 쓰는 사람들의 인식이 개선돼야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며 환경을 위한 개개인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사진=이서연 기자/여의도 한강공원 쓰레기 수거함>
<사진=이서연 기자/여의도 한강공원 쓰레기>

현재 여의도 한강공원에는 중앙 계단 주변으로 쓰레기 수거용 손수레와 대형 쓰레기 수거함이 비치돼 있다. 수거함이 재활용, 일반, 음식물 쓰레기로 분류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단투기가 일상처럼 벌어지고 있다. 쓰레기를 보이지 않는 곳에 숨기고 가는 모습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숨겨진 쓰레기의 경우 수거도 어려울뿐더러 오랜 시간 방치될 경우 환경오염의 심각한 주범이 된다.

<사진=김수정 기자/여의도 한강공원 전경>

공공장소의 쓰레기 문제는 비단 여의도 한강공원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뚝섬 한강공원, 망원 한강공원 등 서울 각지의 한강공원과 서울숲, 남산타워 등 많은 방문객이 모이는 곳은 쓰레기 처리 문제가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기본적으로 스스로 쓰레기를 정리하는 성숙한 시민 의식이 필요하다. ‘남들도 다 해서’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등 갖은 핑계로 무단투기를 일삼는 사람들로 인해 한강공원은 매일 더럽혀지고 있다.

쓰레기 무단투기는 자신의 양심을 버리는 것과 같다. 쓰레기를 치우는 사람이 따로 있다는 발상은 안일한 생각에 불과하다. 쓰레기 무단투기는 과태료 10만 원이 부과되는 엄연한 범죄임을 인지해야 한다. 자연환경은 우리가 스스로 보호하고 아껴야 할 소중한 자산이다. 일상 속 작은 실천을 통해 개인의 노력이 환경 보호의 첫걸음임을 명심해야 한다.

김수정 기자<soojung2297@naver.com>

배건효 기자<ghism02@naver.com>

김종우 기자<lion3978@naver.com>

이서연 기자<seoyeon5747@naver.com>

대학 - 보도, 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