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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월 27일 토요일

국립수목원 전시교육연구과 정성희 연구사, 삶의 쉼표가 필요하다면?

삶의 쉼표가 필요하다면? … 성인 숲 교육의 효과와 필요

사람과 동물 간 상호 전파되는 전염성 질병인 ‘인수공통감염병’. 인수공통감염병의 일종인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최근 몇 년간 전 세계를 병들게 했다. 전문가들은 인수공통감염병의 발발 원인 중 하나로 기후 변화 등의 환경 파괴 현상을 들며 생태계 보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자연 그대로를 느끼고 경험하는 숲 교육에 대한 관심이 부쩍 증가하고 있다.

우리 대학 신지연 교수(유아교육과)는 지난 1월 영국 공영방송 BBC 온라인판 미래섹션 <퓨처>(FUTURE)에 출연해 국내 유아 숲 교육 현황에 관해 설명한 바 있다. 신 교수에 따르면 유아를 대상으로 한 국내 숲 교육은 정부 지원 아래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각 유아교육기관 역시 숲 교육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최근에는 성인을 대상으로 한 숲 교육 프로그램이 곳곳에서 다양하게 제공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삼육대신문>은 국립수목원 전시교육연구과 정성희 연구사와 만나 성인 숲 교육의 효과와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출처=PIXABAY/숲교육>

Q. 숲 교육이 대두된 배경과 그 목적은?

– 기후 위기 상황에 대한 경각심이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기후 변화의 본질적인 해결방안으로 자연기반학습의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숲 교육이 새로운 교육 방식으로 등장했다. 숲 교육은 미래 세대를 책임질 아이들이 생태계 문제를 건강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돕는다. 숲에서의 체험 활동을 통해 자연에 대한 올바른 지식과 가치관을 가지도록 하는 데 목적을 가진다.

Q. 유아 숲 교육이 아이들의 신체활동과 상상력을 장려하는 이점을 가지며 효과적인 교육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런 숲 교육이 유아뿐 아니라 성인에게도 효과적인 이유는?

– 숲 교육은 유아부터 청소년, 성인, 노인까지 평생교육의 일환이다. 어린이·청소년의 숲 교육은 자연 체험과 학습에 초점을 맞춘다. 성인 대부분은 심리 치유와 휴양활동을 목적으로 교육에 참여한다. 따라서 수목원·식물원, 휴양림, 도시 숲 등에서 해설을 듣거나 산림교육센터의 정규 교육을 이수하는 것으로 교육에 참여할 수 있다.

성인의 경우 형식화된 교육 혹은 체험 행사에 참여하지 않고, 숲에 방문하는 것만으로도 사회 심리적 스트레스 경감과 면역 기능 활성화 등의 효과를 경험할 수 있다. 특히 대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도시 숲 체험에 대한 효과 연구’에서 숲 체험이 대학생들의 정서 지능과 학습 몰입도를 향상하는 데 도움을 주며, 진로 스트레스를 낮춘다는 결과를 얻었다. 산업화로 인한 각종 공해와 환경 스트레스에 놓여 있는 현대인은 숲 체험을 통해 사회적 질병을 치료하는 데 도움을 받는다.

Q. 국립수목원에서는 다양한 숲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에는 무엇이 있는가?

– 국립수목원에서는 지속가능발전교육(ESD) 개념을 적용해 숲 교육을 개발하고 있다. 미래세대인 어린이·청소년이 생태계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보전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도록 교육 기관 신청 프로그램인 「숲이 오래」 유아 아카데미, 「산림생물학교」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지난해 개원한 「숲이 오래」는 ‘생명 활동의 오감 체험’과 ‘내 나무 친구’를 주제로 진행한다. 생물 상호작용 관찰, 자연 놀이를 통해 숲의 사계절 변화를 오감으로 느끼고, 자연과의 친밀도를 높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초등생 대상 「산림생물학교」는 ‘생물 한살이(10~11세)’와 ‘숲 보전과 활용(12~13세)’의 지속가능발전교육(ESD) 개념을 적용해 생태계 보전에 대한 실천 역량을 기른다. 청소년 대상 「산림생물학교」는 식물학자, 곤충학자 등 다양한 진로 체험 행사를 통해 국립수목원의 직업군을 경험할 수 있다.

Q. 국립수목원에서 진행하는 숲 교육 중 대학생에게 추천하는 프로그램은?

– 국립수목원 ‘광릉숲 산새 탐험’ 프로그램을 적극 추천한다. 국립수목원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인 광릉숲을 보전·관리한다. 광릉숲은 단위면적당 가장 많은 생물종이 서식하고 있는 생물 다양성의 보고다. 해당 체험에서 광릉숲에 서식하는 다양한 생물들을 쌍안경으로 관찰하고, 산새의 소리를 구분하는 ‘탐조 활동’을 체험할 수 있다. 탐조 막바지에는 버드 피딩(Bird feeding)을 통해 산새와 교감하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Q. 숲 교육에 대한 앞으로의 전망은?

– 최근 환경 위기에 대한 거대한 불안감이 만연하다. 미국심리학회(APA)는 이런 상태를 생태 불안(eco-anxiety)으로 정의하고, ‘환경 파괴에 대한 만성적인 두려움(a chronic fear of environmental doom)’으로 설명한다. 생태 불안은 자연에서 멀어진 인간의 ‘유대감 결핍’이 원인이다. 숲 교육은 자연과의 긍정적이고 친밀한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돕는다. 우리는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한 아이들이 행동이 긍정적인 감정으로부터 시작되길 기대하며, 숲 교육에 대한 청사진을 그려나갈 계획이다.

Q. 마지막으로, 숲 교육과 관련해 대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 숲 교육은 사람과 자연을 연결하는 활동이다. 삶이 삭막하게 느껴지거나, 고립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면 가까운 수목원·식물원, 휴양림을 찾아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을 추천한다. 숲이 단순한 휴식의 장소 그 이상의 의미로 다가올지 모른다.

국내에 700개가 넘는 유아 숲 교육장(school forests)이 생겨날 만큼 숲 교육에 대한 관심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유아 숲 교육과 함께 성인 대상의 숲 교육 또한 주목해야 할 대상이 됐다. 우리는 숲 교육의 주체를 아동으로 한정해서는 안 된다. 숲 교육을 통해 심리적 안정과 스트레스 해소에 효과적인 성인 숲 교육의 중요성을 알고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 한 번쯤은 답답한 도시에 벗어나 숲을 방문해보면 어떨까?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자신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김수정 기자<soojung2297@naver.com>

고효은 기자<rhgydms071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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