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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20일 토요일

도쿄 올림픽이 우리에게 남긴 시대정신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20 도쿄올림픽’이 지난달 8일 막을 내렸다. 이번 올림픽은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사상 처음 한 해 연기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개막을 앞두고는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폭증하고, 감염을 우려한 일부 국가와 스타급 선수들이 불참을 선언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도쿄올림픽 홈페이지 지도에 독도가 마치 일본 영토처럼 표시된 것과 관련해 참가를 보이콧하자는 움직임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투혼을 불사른 선수들의 열정과 국민들의 진심 어린 응원이 이런 염려와 걱정을 불식시켰다. 특히 이전과는 사뭇 다른 성숙한 응원문화와 시민의식이 눈길을 끌었다. 메달의 색깔과 승패 여부를 떠나 최선을 다한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박수세례를 보냈다.

모두가 주인공이 되는 올림픽

여자배구 국가대표팀, 태권도 이대훈 선수, 높이뛰기 우상혁 선수. 이들은 모두 각자의 종목에서 4위를 기록한 선수다. 코앞에서 메달을 놓치는 4위는 어쩌면 모든 순위를 통틀어 가장 큰 아쉬움이 남는 자리일지도 모른다. 선수뿐 아니라 그들을 응원한 관중과 팬들도 아쉽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번 올림픽의 분위기는 달랐다. 국민들은 메달 획득 여부와 상관없이 올림픽이라는 세계적인 무대에 서기까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 흘렸을 선수들의 땀과 눈물 그리고 노력에 갈채를 쏟아냈다. 여자배구 국가대표팀은 일본과 터키에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4강 진출의 위업을 달성했다. 비록 45년 만의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경기마다 수많은 명장면을 탄생시키며 보는 이들에게 희망과 감동을 선사했다.

태권도 세계랭킹 1위 이대훈 선수는 동메달 결정전에서 아쉽게 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그는 승자에게 축하인사를 건네며, 진정한 스포츠맨십을 보여줬다.군인 신분으로 출전한 우상혁 선수는 높이뛰기 종목에서 한국 신기록을 세웠지만, 메달권에 들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실패 후에도 환하게 웃는 얼굴로 최선을 다한 자신에게 만족하는 모습을 보여 대중에게 긍정의 에너지를 선사했다.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은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 6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0개로 전체 16위에 올랐다. 이는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19위) 이후 사상 두 번째로 저조한 성적이다. 하지만 당초 목표보다 다소 낮은 성적임에도 매 순간 최선을 다하며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 선수들과 그들을 존중하고 응원한 대중의 모습이 돋보였다. 스포츠를 대하는 대중의 성숙한 인식 변화는 그래서 다음 올림픽을 더욱 기대하게 만든다. 선수와 국민이 같은 곳을 향해 하나 되는 모습에서 올림픽 정신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올림픽의 의의는 승리하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참가하는 데

있으며, 인간에게 중요한 것은 성공하는 것보다 노력하는 것이다

근대 올림픽의 창시자 쿠베르탱

‘1등만을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은 어느덧 옛말에 가까워졌다. 대중은 이제 알고 있다. 메달의 개수와 색으로 매겨지는 국가의 위상보다는 개인의 행복과 노력의 결실이 더욱 소중하다는 것을 말이다.

김수정 기자<soojung229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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