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학의 ‘군 복무 중 학점인정제도(이하 군 e러닝)’가 시행 5년을 맞았지만, 개설 강좌가 부족해 학업 중단을 최소화하기에 역부족이라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군 e러닝은 군 복무 중인 학생의 학습권을 보장하고 학업 단절을 최소화하기 위한 제도로, 학교별 온라인 강의를 통해 학점을 취득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우리 대학은 2019년 2학기부터 군 e러닝를 도입했다. 초기에는 일반선택 영역 8개 강의(▲기획능력향상 ▲뉴 미디어 콘텐츠 크리에이터 ▲리더십론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학습법 향상 ▲엑셀&파워포인트&워드(한글) 족보 300개 ▲인정받는 리더의 펠로우십 ▲한국사)가 제공됐다. 이번 학기에는 ▲SW중심의 미래사회 ▲빅데이터 이해와 활용 ▲컴퓨팅 사고력 등 3과목이 추가돼 모두 11개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신규 강의 개설에도 여전히 강좌 수가 부족하다는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현재의 강의만으로는 학업 중단을 최소화하기에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2021년 2학기부터 2022년 2학기까지 3학기 동안 군 e러닝 강의를 통해 ▲리더십론 ▲비즈니스커뮤니케이션 ▲한국사 ▲스마트기기를 활용한 학습법 향상 ▲기획능력향상 과목을 이수한 은기환(상담심리,20) 학우는 “군 복무 중에도 자기 주도적 학습을 진행할 기회가 됐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강의의 질이 많이 떨어지는 느낌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전공과 관련한 강의를 들을 수 있다면 좋겠다. 학교 수업이 아닌 마치 자격증 공부를 하는 것 같다”며 다양한 강좌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전했다.
이은호(경영,20) 학우는 지난해 2학기와 올 1학기 ▲한국사 ▲엑셀&파워포인트&워드(한글) 족보 300개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등의 과목을 수강했다. 안현(컴퓨터공학,18) 학우는 이보다 이른 2020년 1학기에 ▲엑셀&파워포인트&워드(한글) 족보 300개 과목을 수강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군 복무 중에도 학업을 지속할 수 있어 의미 있었다”, “복무 기간 중 자기 계발을 할 수 있었다”며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하지만 “자체 제작이 아닌 기존에 있던 영상을 활용해 아쉬웠다”거나 “화질과 음질이 개선되고 전공 강좌가 개설됐으면 좋겠다”는 피드백을 보였다.
학우들은 공통적으로 ‘강좌의 다양성 부족’과 ‘낮은 강의의 질’을 지적했다. 서울 내 주요 15개 대학의 군 e러닝 운영 현황을 살펴보면 서강대는 84개 과목, 시립대와 홍익대는 각각 35개, 29개 과목으로 우리 대학에 비해 많은 강의를 운영 중이다. 또한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 한국외대의 경우 전공과목을 운영함으로써 군 복무 중 수강 기회를 넓혔다.
군 e러닝의 운영을 담당하는 학교 기업 SU-Edumi의 주은경 담당자는 “강좌 개설은 교육의 질과 연속성을 고려해 선정한다. 학생들이 최대한 많은 교육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증설에 대해 지속해서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지적된 외부 강의와 강의 품질 문제에 대해서는 “강의의 다양성을 확보하려는 목적이 크고 교내의 담당 교수가 없을 때 외부 강의를 들여온다. 군 e러닝 제도에서는 교내 수업을 넘어 다양한 강의를 체험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운영한다”고 부연했다.
강의 화질·음질 개선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강의를 리뉴얼할 때 반영할 예정”이라며 “학우들의 학습에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군 e러닝 제도는 국가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아 시행한다. 수업료의 80%는 국방부가 지원하며 수강 학우는 20%를 부담한다. 군 복무 기간을 학업에 대한 준비 기간으로 활용하고, 미래를 정비하는 시간으로 만들어 주기도 한다. 군 e러닝 제도가 더욱 견고히 자리 잡고 많은 학우에게 효용을 주기 위해서는 강의의 양과 질 모두의 향상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이유다.
송겸 기자<salvadorinmyroom@gmail.com>
김정인 기자<evelyn525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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