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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20일 토요일

혈액 부족으로 난항 겪는 의료계…지속적 헌혈 절실

저출산·고령화와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로 우리나라는 혈액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구가 감소하며 주요 헌혈 대상자인 10·20세대의 헌혈 실적이 눈에 띄게 준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사진출처=unsplash>

헌혈자 감소혈액 수급 위기 직면

대한적십자사가 2013년 발표한 ‘혈액사업통계연보’에 의하면 국내 전체 헌혈 실적에서 10대(16~19세)가 36.3%(105만8704건), 20대가 42.3%(123만1995건)를 차지했다. 약 10년 후인 2022년 발표한 ‘연령별 주요통계’에 따르면 20대가 36.9%(90만2386건)로 헌혈 참여율이 가장 높았으며, 10대가 17.8%(43만3991건)로 뒤를 이었다. 헌혈률은 높지만, 전체 혈액 실적의 80%에 달했던 과거에 비해 10대와 20대의 비율이 급격히 줄었다.

반면, 50대는 2013년 2.3%(6만5933건)에서 지난해 9.9%(26만2920건)로 늘었고 60대도 동일 기간 0.3%(9142건)에서 1.9%(5만820건)로 증가했다. 전체 인구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고령층이 청년층보다 많아지는 방추형 인구피라미드가 헌혈 인구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혈액 공급이 높은 청년층이 줄어드는 현상은 곧 혈액 수요가 높은 고령층의 증가를 의미하므로 혈액 수급에 큰 영향을 미친다. 앞으로 더욱 심각해질 혈액 공급 부족 문제는 머잖은 미래다. 대한적십자사는 ‘헌혈 인구 추계’에서 올 헌혈 인구수를 197만3650명으로 추산했다. 이는 일평균 5407유닛(unit)의 혈액이 헌혈을 통해 공급된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기준 일평균 혈액 소요량은 5482유닛으로 혈액 수요가 더 큰 상황이다. 이는 혈액수급위기단계 중 가장 위급한 ‘심각’ 단계에 해당한다.

<사진=최대로 과장 제공/삼육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최대로과장>

혈액 부족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일부에서는 혈액 공급을 늘리기보다 수요를 줄이는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삼육대신문>은 실제 의료현장의 상황이 어떤지 알아보기 위해 삼육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최대로 과장(이하 최 과장)에게 의료계의 실정을 들었다.

혈액 부족 겪는 의료현장의 목소리

현장에서 혈액 부족으로 인한 어려움이 있었는지 묻자 최 과장은 코로나19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2022년 초반의 상황을 얘기하며 “헌혈 기증자가 부족해 필요한 시기에 수혈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때는 혈액 재고 부족으로 환자의 지인들에게 헌혈을 요청했다. 본인이 헌혈한 혈액을 특정 환자에게 전하는 방법인 지정헌혈을 많이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최 과장은 혈액 부족에 대한 대비책과 관련해 “병원에서는 혈액이 부족할 경우를 대비해 대한적십자사 혈액원이 혈액 재고를 확보하고 공급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아울러 의료계에서는 혈액을 대체할 인공혈액을 개발 중이다. 하지만 실제로 보건당국의 허가를 받은 인공혈액은 아직 없다”고 부연했다.

이어 혈액 부족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약제의 종류와 효과에 관해 “원인에 따라 수혈을 대체하는 몇몇 약제들이 이미 개발돼 진료에 적용하고 있다”고 소개하고 “가장 흔한 빈혈인 철 결핍 빈혈의 경우, 철분제를 복용하거나 정맥주사를 맞으면 수혈 없이 혈색소 수치를 올릴 수 있다. 또한 비건들은 비타민 B12 결핍에 의해 빈혈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때 비타민 B12 경구약제를 복용하면 빈혈을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나라의 헌혈률은?

지난 2022년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해외국가 국민 헌혈률’이 대만(7.68%), 독일(7.67%), 호주(6.22%), 한국(5.04%) 순으로 높았다.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4번째로 높은 헌혈률을 차지하면서도 혈액 부족에 시달리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환자혈액관리(PBM: Patient Blood Management)’의 미비함을 이야기한다. 환자혈액관리는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럽집행위원회(EC) 등에서 2010년부터 세계적으로 권장하고 있는 환자 중심의 혈액관리 개념이다.

특히 호주의 경우 PBM 제도를 국가 차원에서 도입했다. 수혈량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국립혈액기구(NBA)를 설립해 감시 및 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러자 병원에서 혈액 적정 사용량을 유지하고 폐기율을 낮추며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해졌다.

한국에는 2019년 혈액관리법 개정에 따른 의료기관 내 ‘수혈관리위원회’ 설치가 의무화되면서 환자혈액관리 개념이 도입됐다. 하지만 여전히 적정 혈액 사용에 관해서는 운영이 부실하다. 환자혈액관리가 혈액 부족의 대안으로 떠오른 것은 맞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필요 혈액 대비 수급량이 부족해 지속적인 헌혈 참여와 관심이 필요하다.

혈액은 다른 물질로 대체할 수 없고 인공적으로 만들 수도 없다. 게다가 장기간 보관이 불가능하다. 적정 혈액 보유량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헌혈을 통해 혈액을 확보해야 한다. 헌혈은 생명을 구하는 일이고 건강한 사람이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다. 우리가 헌혈한 혈액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 것처럼 훗날 우리 가족에게 수혈이 필요할 때, 기증된 혈액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사진=학회연합회 제공/헌혈행사 카드뉴스>

한편, 우리 대학 학회연합회는 매 학기 사랑나눔주간마다 헌혈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학기에는 108명, 2학기에는 325명이 참여해 총 433장의 헌혈증을 삼육서울병원에 기증했다. 지난달 ‘사랑나눔축제’ 헌혈 부스에는 5일 동안 총 229명이 참여했다. 이렇듯 우리 대학도 사회의 일원으로서 헌혈 독려와 참여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매년 6월 14일은 세계 헌혈자의 날이다. 헌혈자의 날을 맞아 헌혈의 중요성과 헌혈자의 가치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 헌혈은 자신과 가족, 그리고 우리 모두를 위한 사랑의 실천이다.

배건효 기자<ghism02@naver.com>

이은지 기자<v4020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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