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2 C
Seoul
2024년 5월 22일 수요일

청년 세대 문해력 ‘논란’ … 최가형 교수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해야”

지난 8월, 인터넷에서 ‘심심한 사과’라는 표현을 두고 때아닌 논란이 불거졌다. 한 카페가 행사 지연에 대해 “심심한 사과의 말씀드린다”는 입장을 밝히자 일부 누리꾼들이 “전혀 심심하지 않다” “진정성 있게 다시 사과하라”는 반응을 보인 것. 이를 두고 청년 세대의 문해력 논란이 제기됐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심심하다’는 ‘하는 일이 없어 재미가 없고 지루하다’는 의미와 ‘마음의 표현 정도가 매우 깊고 간절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심심하다’ 외에도 ‘금일’, ‘익일’, ‘사흘’, ‘무료하다’ 등의 어휘를 둘러싼 어휘력 부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 대학에서는 ‘금일’까지 과제를 제출해 달라는 공지에서 학생들이 금일을 금요일로 오해해 소통의 오류가 발생하는 일이 빚어지기도 했다.

지난해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에서 260개 기업을 대상으로 ‘직원 국어 능력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83.8%는 직원의 국어 능력에 불만족을 나타냈다. 불만족스러운 부분으로는 ‘작문 능력’(38.1%)과 ‘어휘력’(37.3%)이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특히 연령대별 국어 능력 만족도에서 20대가 65.2점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상당수 직장인은 “젊은 세대의 어휘력 저하가 이들의 표현·작문·의사소통능력 감퇴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청년 세대의 문해력 저하 문제와 관련해 <삼육대신문>은 우리 대학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에 참여한 대부분의 학생들은 논란이 되는 표현을 인지하고 있었으며 상식적으로 알고 있어야 한다는 공통된 입장을 보였다. 또한 청년 세대의 문해력 저하가 심각하다는 의견에도 동감했다.

실제로 다른 학우들과 함께 글쓰기 과제를 하거나 시사 이슈에 대한 의견을 나눌 때 사용하는 어휘 수준의 부족함을 느낀 경험이 있다고 답하는 응답자도 상당수였다. 학생들은 어휘력 부족의 가장 큰 원인으로 ‘독서량 감소’를 꼽았다. 한 학우는 문해력 증진을 위해 학교 측에서 다양한 프로그램과 과목을 증설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이에 <삼육대신문>은 재학생 인터뷰 결과를 토대로 우리 대학 필수 교양 ‘글로컬사고와 표현’을 담당하고 있는 최가형 교수를 만나 청년 세대와 우리 대학 재학생들의 문해력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1=전지은 기자/최가형 교수>

Q. 최근 인터넷에서 심심한 사과표현을 두고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소식을 처음 접했을 때 ‘심심한’ 표현을 모른다는 부분에서 충격을 받거나 이해가 안 가기보다는 무작정 욕하는 반응이 더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심심하다’는 단어가 보통 하는 일이 없어 지루하고 재미없다는 뜻으로 일상적으로 많이 쓰기에 오해를 낳은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는 왜 그러한 표현을 사용했는지 찾아보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문장의 호응이 맞지 않는 단어가 사용됐을 때는 직접 찾아보고 알아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Q. 대학의 학습 활동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데 필요한 글쓰기 능력을 강의하는 담당 교수로서 재학생들의 문해력과 어휘력 수준에 어떻게 생각하는가.

– 학생들의 글쓰기 능력은 천차만별이다. 평균치를 말하자면 띄어쓰기, 주술의 호응, 조사의 쓰임 등등 문법적인 오류가 많은 편이다. 아무리 좋은 글이나 내용이라도 형식에 맞지 않는다면 그 내용이 제대로 전달될 수 없다. 때문에 학생들의 글을 볼 때 문법적인 오류에 대해 첨삭을 해준다. 글쓰기 능력을 늘리고 싶다면 학교에서 운영하는 글쓰기 프로그램이나 사전을 많이 이용하여 본인의 글을 고쳐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Q. 재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터뷰에서 일부 학생들이 인문학 과목 증설과 교양 과목 선택 범위 확대 등 문해력 증진과 관련해 학교에 바라는 점을 언급한 바 있다. 특별히 스미스학부대학에서 이뤄지고 있는 활동 중 문해력을 증진할 수 있는 활동에는 어떤 활동이 있나.

– ‘한글말 글쓰기 첨삭 프로그램’이 있다. 학생들이 수업에서 글쓰기 과제를 받았을 때 글쓰기를 스미스학부대학 측에 제출하면 조교가 문법적인 오류에 대해 첨삭해주는 방식이다. 이후 학생들은 이를 바탕으로 수정을 거쳐 과제를 제출한다. 해당 프로그램은 몇 학기째 이어지고 있지만, 학생들의 관심도가 떨어져 참여율이 낮은 것 같다.

이번 학기에 처음 시행한 것 중 가운데 하나는 교수와 학생이 1 대 1로 만나 글쓰기 관련 지도를 받는 ‘글쓰기 상담 프로그램’이다. 이밖에도 독후감 공모 등 독서 관련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제공하고 있다. 명사를 초청해 진행하는 인문 강의도 있으니 학생들이 많이 활용했으면 좋겠다.

<사진2=김종우 기자/최가형 교수>

Q. 문해력과 어휘력에 부족함을 느껴 이를 증진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청년 세대에게 어떤 조언을 해 주고 싶은가.

– 문장을 해석한다는 것은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면서 쏟아지는 다양한 신호들을 해석할 수 있는 힘이다. 많이 읽고 생각하는 게 ‘심심한 사과’ 논란과 같은 편향적 사고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다. 우리 학생들이 책을 더 많이 읽었으면 한다. 한 권을 읽더라도 그 과정에서 많이 생각해 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자신이 아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걸 항상 염두에 두고 더 많이 읽고, 찾아보고, 공부할 것을 권유한다. 또한 어떤 정보나 혹은 어떤 대상을 함부로 판단하는 일에 굉장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아울러 글쓰기를 잘하려면 고전 문학과 같은 깨끗하고 좋은 문장을 많이 읽는 활동이 필요하다. 좋은 문장을 많이 읽는 과정에서 좋은 문장은 본인 것으로 흡수가 되기 때문이다. 우리 학생들이 많이 읽고, 읽은 것에 대해서 많이 생각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주변 선후배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활동을 해 나가길 바란다.

김종우 기자 <lion3978@naver.com>

전지은 기자 <jwings_02@naver.com>

대학 - 보도, 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