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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월 27일 토요일

미국 인디애나大 코로나 백신 의무화 논란, 어떻게 볼 것인가

코로나19 백신 개발 이후, 백신 접종 여부가 지구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특히 ‘백신 접종 의무화’는 대학에 속한 구성원 모두가 무시할 수 없는 중대한 사안이다. 2021년 가을 학기 시작을 앞둔 미국. 700개 이상의 대학이 백신 의무화를 도입했다. 그중 인디애나대학교에서 백신 의무화 관련 첫 판례가 나왔다. 백신 의무화에 반발한 학생들이 학교를 대상으로 법적 대응을 한 것. 그러나 현지시각 지난달 12일, 미국 대법원은 학교의 손을 들어줬다. 코로나19 백신은 개인의 결정 차원을 넘어 국가안전보장 그리고 국제관계 문제로 퍼져나간다. 스미스교양대학 오시진 교수를 만나 이번 ‘인디애나대 백신 의무화 사례’에 대한 법사회학적 의미를 조명했다.

[인터뷰]

<출처 = 오시진 교수 제공>

오시진 교수 “백신 접종 의무화, 관련자나 국민적 합의가 중요”

▲ 대한민국 헌법 제10조에 따라 국민 모두는 자기 결정권을 가진다. 그러나 현 코로나19 팬데믹은 전 세계가 위험에 처한 이례적 상황이다. 백신 접종 의무화가 인권침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나.

– 결론부터 말하자면, 백신 접종 의무화에 대한 관련자 및 국민 차원의 합의가 이뤄지는지가 중요하다. 그렇다면, 개인의 자유는 어디까지 인정될까. 밀(J. S. Mill)과 칸트(Kant)의 사상을 종합해보면 이론적으로 타인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때는 개인의 자유를 주장할 수 없다. 공적인 해를 끼치는 사안은 헌법에서 제한을 둔다. 헌법 제37조 2항에서는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ㆍ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때에만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 제한하는 경우에도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할 수 없다”라고 명시돼 있다.

인권 측면은 ‘백신 접종 의무화가 시민의 자유와 권리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는가’의 관점에서 검토할 수 있다. 견해가 나뉘는 부분이 될 것 같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억압적 방법을 취해서는 안 될 것이다.

▲ 미국 내 일부 대학에서는 백신을 맞지 않는 학생에게 차별적 대우 조치가 행해지기도 했다. 그렇다면, 과도한 대응을 감행하면서까지 대면 수업을 강행해야 할까?

– 자유권규약 제4조 1항은 ‘국민의 생존을 위협하는 공공의 비상사태의 경우에 있어서 그러한 비상사태의 존재가 공식으로 선포되어 있을 때는 이 규약의 당사국은 당해 사태의 긴급성에 의하여 엄격히 요구되는 한도 내에서 이 규약상의 의무를 위반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다’라고 추가 조건과 함께 규정하고 있다. 미국의 현 상황을 공공의 비상사태로 볼 수 있는지 생각해볼 문제다. 또한, 교육의 본질과 관련이 있는 사안이다. 일부 학자들은 교육이란 인간에게 지식을 넣는 것이 아닌, 본래 인간 안에 존재하는 무엇을 완성 시키는 것으로 생각한다. 혼자 이 과정을 겪는 것은 어렵다고 주장한다. 대학교육의 본질이 지식 전달과 수용이라고 전제한다면 혼자 온라인으로 학습하는 것도 충분할 것이다. 코로나19 시기에 어떤 교육이 타당하고 좋은 방향인지에 대해 교수자도 학생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 미국의 하루 확진자 수는 최근 일주일 평균 약 13만 명이다. 백신의 장단기적 안정성 보장이 불분명함에도 불구하고, 대면 수업 문제뿐 아니라 일부 지역 마스크 의무화 해제 같은 규제 완화 움직임도 있다. 자국 백신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려는 국내외적 과시일지, 근거 있는 움직임일지 궁금하다.

– 코로나19 관련 규제 완화와 국제관계 문제는 조금 더 복잡한 사안이다. 본질적인 국가의 역할이 무엇일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 국가는 시민에게 어떠한 존재인가. 홉스(Hobbes)는 안전이 국가의 본질적 역할이라 봤다. 안전 보장이 실현되지 않는다면 국가는 존재 의의에 치명성을 입게 된다. 로크(Locke)는 개인의 자유, 생명, 소유가 가장 중요한 권리고, 국가는 이 세 개의 자유, 권리의 보호를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국가는 국민이 자유롭게 살고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미국의 행위에 대한 구체적 사실관계를 더 검토해 보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국가가 공중보건 위기 상황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있을 것으로 본다. 물론 중국, 러시아, 유럽 국가 간에 경쟁도 있을 것이다.

▲ 미국에서는 공무원, 군인을 대상으로 한 백신 의무화에 관해 연일 논란이 일고 있다. 인디애나대 사례가 백신 관련 ‘법적 뉴노멀’을 형성할 만큼 영향력이 있을까?

– 미국은 판례법 주의를 취하는 국가이기 때문에 법원에서 내린 판결에 법적 구속력이 있다. 그러나 모든 사안에 다 적용될 수 있는지는 분석이 필요하다. 공무원이나 군인에 대한 백신 의무화에는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판례법 주의의 큰 특징 중 하나는 해당 사례의 유형이 기존 사례의 유형과 같은 형태인지다. 다른 유형이라면 기존 판례를 적용할 수 없다.

▲ 끝으로, 학우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 코로나19 사태는 위기다. 단순히 교육의 위기, 대학의 위기, 국가적 위기. 이런 진부한 말이 아니라 삶의 위기가 될 수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세계는 ‘격차’가 심해지는 세상이 될 것 같다. 빈부의 격차, 교육의 격차 그리고 개인 역량간 격차도 심화할 것이다.미래가 불분명한 현실 속 적어도 여러분이 자신의 인생을 대하는 데 있어 이전과는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해졌다. 생각의 범위를 넓히고, 한 걸음 더 앞서가야 할지 모른다. 코로나19라는 터널 안에 있을 때는 모두 어두운 곳에 있으니 잘 드러나지 않는다. 다 비슷비슷해 보일 것이다. 그러나 터널이 끝나고 나면 격차가 보일 것이다. 여러분이 마음을 어떻게 먹는지가 중요하다. 위기는 언제나 기회가 될 수 있다. 이 위기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더 발전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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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 <jinnyk120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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